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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직접 미디어아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최진실

미디어아트창의도시사업단 국제교류 담당자

 

■ 꽃이 화창하게 피다 서서히 스러져가는 봄날이었다. 미디어(Media)라는 매개체로 자신만의 이야기(Story)와 마주보며 지난 한 달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길지 않았던 2019 아메리칸 아트 인큐베이터 워크숍은 정말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업 담당자인 필자만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 공통의 느낌이었을 게다.

■ 이 워크숍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예술과 기술 네트워크 선도기관인 제로원(ZERO1)과 미국 국무부와의 협업으로 2015년부터 매년 미국에선 유망한 아티스트를 선발하여 세계 각 국으로 파견하는 아메리칸 아트 인큐베이터(American Arts Incubator) 사업이다.

■ 광주문화재단은 일반 시민 누구에게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UCLA 미디어학과 조교수 출신의 미디어아트 작가의 직접적 코칭이 포함된 창의적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광주에서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에 접속했다. 작가, 학생, 일반 시민 등 15명의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직접 미디어 예술로 표현하는 창작의 기쁨을 누렸다.

■ 시민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손으로, 그리고 몸짓으로 선보이는 예술에 익숙한 시민들에게 제 3의 언어인 ‘코딩’과 미디어기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미션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리드작가인 로렌 맥카시가 누구든 이해하기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도록 p5.js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데가 각 팀별로 참가한 미디어아트 작가의 도움에 힘입어 미션은 조금씩 조금씩 이행되었다. 특히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시민 참여자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자신만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전시에 온 관람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감동을 전해주었다.

■ 전문가가 아닌 시선으로 구현해낸 미디어아트 작품은 전시를 보는 일반 시민에게도 쉽게 다가들었다. 명절이면 가족끼리 즐겨하던 윷놀이 판에 머신 러닝 및 프로세싱을 접목시켜 말이 옮겨진 자리를 따라 가족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상영되도록 만든 작품은 기술이 가족 간의 화목한 추억을 영상케 할 수 있는 좋은 소스가 될 수 있음을 보게 하였다.

■ 20대 딸이 자신의 일상에 대해 걱정하는 어머니와 투닥거렸던 경험을 토대로 1인칭 시점의 하루 일과를 영상으로 보여준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션 맵핑이 접목된 투표 판에 대중들이 몸짓하면 화면에 하트가 올라가도록 구현해낸 이 작품은 대중이 미디어아트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보고 소통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시민 참가자들 스스로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미디어기술로 입혀 하나의 작품으로 창조해 냈다. 누구든 시도하고 노력하면 자신만의 생각을 미디어 기술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작게나마 증명했고 미디어아트를 더 대중적인 아트로 인식되게 해주었던 의미 있는 워크숍이었다.

■ 이 워크숍은 미디어아트가 전문가와 미디어작가만의 고유 영역이 아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과 미디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가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에도 부합하였다. 아트(Art)가 자신이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표출하는 수단이라면 이제 시민들은 미디어 기술(Media Technology)을 활용하여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훈련을 해 본 셈이다. 짧은 시간 적잖은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향후 미디어아트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 이같은 프로젝트가 지속되어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정착된다면 시민들에게 미디어아트를 좀 더 친숙하고 활용가치가 높은 콘텐츠로 인식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는데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