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한승구_달이지나간자리.jpg

 

 

한승구 / 달이 지나간 자리

 

single channel video, 5, 1920*1080p, 2019, 대한민국

 

한국에서 달은 원시신앙에서부터 중요한 매개체였다. 특히 달이 가득 찬 대보름은 지금까지도 정초와 중추절에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기원의 대상으로서 대보름은 어둠, 재액 등을 밝음으로 몰아내고, 세상의 풍유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풍요의 의미는 달의 상징인 음기로부터 발생했으며, 이는 달이 물, 식물, 출산과 연결됨을 상징한다. 따라서 달은 과거의 나쁜 운을 새롭게 밝히는 생성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물은 동식물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매개체이다. 그런데 물이 과해진다면 반대로 동식물을 제거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물은 생존과 제거의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다. 이는 물을 통해 어떠한 대상을 제거하는 동시에 새롭게 다시 생성되게 할 수 있는 신화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달과 물을 통해 개인에게 깊게 박혀있는 상흔을 치유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하게 치유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물을 매개로 치유하고, 다시 그 매개된 물을 통해 새로운 정신이 자라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달의 상징적 의미를 통해 광명을 기원하고 치유하며 새롭게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다.